일상

부부 가계부 추천

- 서씨부인 - 2024. 10. 8. 00:13

신랑의 갑작스러운 퇴사로 재정을 재편해야 했다.
어떤 폼도 없이
퇴사로 인한 수입과
지출을 무작정 적어보기 시작한 게 내용이 점점 방대해짐.
예를 들어, 내가 한 달에 대파를 몇 회나 구입하나까지 아주 세세히 적다 보니.
 
한 달 예산과 일 년 예산을 아주 타이트하게 잡았는데 어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부의 노후 한 달 생활비가 350이라는 숫자와 딱 맞아떨어졌다.
평소 그건 좀 많은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실상이었던 것.
 
 
 
 
 

안 하던 짓을 하기도.
라면을 사놓지 않은지 꽤 됐는데 갑자기 라면을 들여놓고
스팸을 산건 한 1년 만인가.
신랑이 전쟁 났냐며.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위기감에 쟁여놔야 할 것 같은 본능이 발동한 걸까.
 
 
 
 
 

에코버 캐스케이드 피니시

식기세척기 세재도
평소 한 개씩만 사던걸 배송비 아까워 한 번에 여러 개를 사고
 
 
 
 
 

이마트 샤프란
전완근 발달에 좋다.

섬유유연제도 1리터짜리 한 개만 사던걸
이마트에서 샤프란 2.8리터가 2천5백 원이란 소리에 이 무거운걸 잔뜩 들여놓고.
 
 
 
 
 

알뜨랑 비누
비누 20개

비누도 다섯 개만 사던 것을.
 
 
 
 
 

알뜨랑

그것도 목욕탕 비누로.
한 개에 7천 원 하던 세타필 비누를 구매대행해서 사용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샴푸를 없애고 비누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는 제품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나름의 이유가 있긴 했었지만.
 
사람들은 아끼려면 미니멀해져야 한다고들 하지만
아끼려다 미니멀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업소용 체다슬라이스치즈
업소용 치즈

밤에 배고플 때 허기 달래기에 치즈 한 두장이 딱 좋은데
금방 떨어져 아예 업소용을 구매하질 않나.
 
 
 
 
 

100장

마트에서 구입하던 15장짜리와는 맛이 완전 달랐다.
맛도 맛이지만 그 느끼함에 기암.
 
 
 
 
 

치즈 과자라도 만들어볼까 시도했지만
얼마나 기름진지
 
 
 
 
 

실패

부풀지도 않는다.
다 버림.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뚜레쥬르

차를 고치는 동안 근처 빵집에 들어갔다가
아, 맞다.
 
 
 
 
 

쿠폰으로 받은 식빵

CJ ONE 앱에서 식빵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쿠폰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받아놓고는 이 때다 하고 받음.
평소 쿠폰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과 쇼트즈위젤 트라이탄 크리스탈 화이트 와인잔

갑자기 와인과 와인잔을 사기도 했다.
우리 둘 다 와인을 안 좋아해서 선물 받은 와인을 목욕할 때 쓰거나
상그리아로 만들어 억지로 먹을 정도였는데
와인을 사는 내 모습에 신랑이 갸우뚱.
와인잔을 없앴었는데
와인잔도 다시 사고.
 
아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람이 자잘해지는 것 같고
스트레스받아
이상한 쇼핑을 해댄 듯.
 
 
 
 
 

부부가계부
부부 가계부 BuBoo

가계부는 신혼 초
연말에 잡지사에서 주는 두꺼운 수기식 가계부를 한 권 적은 게 전부다.
카드 내역 보면 되지 뭐 그랬던 게 지금까지.
사치하지 않았지만 알뜰살뜰하지도 않았다.
반성.
 
28년 만에 가계부를 다시 쓰기로 했다.
부부가 같이 쓰는 가계부 어플 BuBoo.
단순해서 좋다.
단점으로는,
예산의 총합계가 자동으로 나오지 않아 일일이 계산기로 합계를 적어야 하는 불편함.
그러니 예산 변동이 있을 땐 합계도 일일이 수정해야 한다.
(이거 불편하단 사람 많던데 여태 반영을 안 하고 있다. 개발자는 일해라.)
간간히 꽤 긴 광고를 봐야 하는 것.
 
백 원 단위까지 적어야 하냐며 툴툴대면서도
신랑이 잘 협조하고 있고
적다 보니 재밌기도 하다.
그리고 확실히 무지성 지출이 줄었다.
또한 신랑은 그동안 생활비로 왜 그 돈들이 지출되는지 모르다 본인이 체험해 보니 이해 완.
나는 캐당당.
 
9월에 이어 10월인 지금까지 잘 이어 쓰고 있다.
가계부를 쓰다 보니
타협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이 한눈에 보여 좋다.
막연한 두려움에서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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