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회사에서 가져올껀 없어?
드라마에서 보면 갈색 박스 같은 거 들고 나오잖아.
신랑 : 없어. 상장도 분쇄기에 다 갈아버렸어.
나 : 상장? 상장이 또 있었다고? 집에는 한 장 가져왔었잖아.
신랑 : 4장 더 있더라.
나 : 아니 근데 그걸 왜 집에 안 가져온 건데.
우리가 좋아했을 텐데.
신랑 : 돈 되는 것도 아닌데 뭘.
뭐 하나 간직하고 싶지 않은 걸까.
어느 해 창립기념일
직원 모두에게 금을 선물했었다.
그럼 저건 어떻게 해?
요즘 금값 최고로 비싸다니까 팔까?
뭘 파냐.
그럼 간직해?
뭘 간직하냐.
ㅋㅋㅋ
금거래소에 갔더니 오늘이 제일 최고가라며.
4십만 4천 원.
나오는 길 신랑의 표정이 씁쓸했다.
어? 표정이 왜 그래?
다시 가서 받아올까?
아니야.
그건 분명 상처였다.
차 속에서
나 : 뫄뫄씨, 안 되겠는데? 뫄뫄씨 없으니까 일이 안 돌아가.
다시 나와요. 사표 반려야.
상황극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의문의 택배 상자 하나가 집 앞에 놓여 있었다.
신랑 : 치.
나 : 예쁘게 만들었네. 진열할까?
신랑 : 뭘 진열해.
그러면서도 방으로 들어가는 신랑의 표정이 괜찮아 보였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게 뭐라고
그런데 이게
이게..
위로가 됐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뮤지엄 기획전 폭신폭신 (6) | 2024.10.10 |
---|---|
부부 가계부 추천 (10) | 2024.10.08 |
철원 목련공원 (1) | 2024.09.16 |
갑자기 주어진 시간 (6) | 2024.09.12 |
분노의 5단계 (1) | 2024.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