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상처와 위로

- 서씨부인 - 2024. 9. 24. 22:04

나 : 회사에서 가져올껀 없어?
드라마에서 보면 갈색 박스 같은 거 들고 나오잖아.
 
신랑 : 없어. 상장도 분쇄기에 다 갈아버렸어.
 
나 : 상장? 상장이 또 있었다고? 집에는 한 장 가져왔었잖아.
 
신랑 : 4장 더 있더라.
 
나 : 아니 근데 그걸 왜 집에 안 가져온 건데.
우리가 좋아했을 텐데.
 
신랑 : 돈 되는 것도 아닌데 뭘.
 
 
 
 
 

회사 뱃지도 다 버리라고

뭐 하나 간직하고 싶지 않은 걸까.
 
 
 
 
 

금 한 돈 값
순금 한 돈

어느 해 창립기념일
직원 모두에게 금을 선물했었다.
그럼 저건 어떻게 해?
요즘 금값 최고로 비싸다니까 팔까?
뭘 파냐.
그럼 간직해?
뭘 간직하냐.
ㅋㅋㅋ
 
금거래소에 갔더니 오늘이 제일 최고가라며.
4십만 4천 원.
나오는 길 신랑의 표정이 씁쓸했다.
어? 표정이 왜 그래?
다시 가서 받아올까?
아니야.
그건 분명 상처였다.
 
차 속에서
나 : 뫄뫄씨, 안 되겠는데? 뫄뫄씨 없으니까 일이 안 돌아가.
다시 나와요. 사표 반려야.
상황극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의문의 택배 상자 하나가 집 앞에 놓여 있었다.
 
 
 
 
 

감사패
감사패

신랑 : 치.
 
나 : 예쁘게 만들었네. 진열할까?
 
신랑 : 뭘 진열해.
 
그러면서도 방으로 들어가는 신랑의 표정이 괜찮아 보였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게 뭐라고
그런데 이게
이게..
위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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